출처 : 국립국어원 / 다음백과 |
국어의 어휘는 어종(어원)에 따라 고유어(순우리말), 한자어, 외래어로 분류할 수 있다. 외래어는 다른 여러 나라들과 사회・문화적으로 교류를 하는 과정에서 들어온 어휘이다. 외래어는 다른 나라의 말을 일컫는 외국어와 구별되며, 외국에서 들어왔으나 국어 안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면서 국어 어휘로 받아들인 것을 말한다. 따라서 외래어에는 국어의 음운과 문법 체계가 반영되어 있다.
외국에서 새로운 문화와 함께 말이 들어와 쓰이면 처음에는 그 말에 대한 발음과 표기가 제각각인 경우가 많을 수밖에 없다. 이를 그대로 사용하면 국어는 혼란스럽고 복잡한 모습이 될 수밖에 없다. 사람마다 ‘슈퍼마켓-수퍼마켓’, ‘로봇-로보트’ 등의 표현을 섞어 쓴다면 그것이 동일한 대상을 가리키는지도 알 수 없게 될 것이다. 이러한 혼란을 피하기 위해서 외래어의 표기를 하나로 통일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표준어 규정 제1장
제2항 외래어는 따로 사정한다.
[해설]
세계 각국과의 교류가 활발해짐에 따라 물밀 듯이 쏟아져 들어오는 외국의 말은 지속적으로 조사하여 국어의 일부로 수용할 것인가의 여부를 결정해 주어야 할 뿐 아니라, 그 표기 역시 결정해 주어야 한다. 이 조항은 외국의 말이 국어의 일부인 외래어로 인정될 수 있는 것인지를 결정하는 사정 작업을 표준어 규정과는 별도로 한다는 사실을 밝힌 것이다. 표준어를 사정하는 데에는 사회적, 시대적, 지역적 기준을 적용하지만 외래어를 사정하는 데에는 그러한 기준을 적용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 조항을 따로 마련한 것이다.
이에 따라 외래어는 외래어 표기법(문체부 고시 제2017-14호)을 기준으로 별도로 사정한다. 다만 외래어 표기법의 ‘외래어’가 고유 명사를 포함해 우리말에 동화되지 않은 모든 외국어를 포함하는 반면, 이 조항의 ‘외래어’는 우리말에 편입된 말만을 이르는 좁은 개념이다.
제3항 외래어는 ‘외래어 표기법’에 따라 적는다.
[해설]
외래어는 다른 언어에서 들어온 말이므로 원어의 언어적인 특징을 고려해서 적어야 한다. 따라서 ‘외래어 표기법’을 정하여 그에 따라 적는 것이 원칙이다. 외래어는 고유어, 한자어와 함께 국어의 어휘 체계에 정착한 어휘라고 할 수 있다.
▷ 원어에 따른 한국어 어휘 체계
한국어의 어휘 체계는 고유어, 한자어, 외래어로 나눌 수 있다. 이들은 원어에 차이가 있을 뿐 모두 한국어 어휘에 속한다. 국어사전에서는 단어의 원어를 밝히고 있다. 고유어에는 원어가 제시되어 있지 않고 한자어에는 한자가, 외래어에는 각 단어의 원어명과 로마자 표기가 제시되어 있어서 이로써 어휘 부류를 알 수가 있다. 외래어는 국어의 어휘 체계에 속하지 않는 외국어와 개념적으로 구별된다. 하지만 실생활에서 그 구별이 명확하지 않을 때가 있다. 현실적으로는 국어사전에 실린 어휘는 외래어, 실리지 않은 것은 외국어로 구별하는 것이 편리하다. 예컨대 ‘보이(boy)’가 ‘식당이나 호텔 따위에서 접대하는 남자’를 의미할 때는 외래어지만 ‘소년’의 뜻으로 쓰일 때는 외국어라고 할 수 있다. 외국어를 표기할 때도 외래어 표기법의 원칙을 준용하는 일이 많다.
외래어 표기법의 원칙 |
외래어 표기법은 외국에서 들어온 말을 한글로 표기하는 방법에 대한 규정이다. 현재 사용하는 외래어 표기법(1986년 고시)의 제1장에서는 총 다섯 항의 기본 원칙을 설명하고 있다.
제1항 외래어는 국어의 현용 24자모만으로 적는다. |
1948년 문교부가 제정한 ‘들온말 적는 법’에서는 현행 한글 자모 이외에 ‘ㅿ, ㅸ, ㆄ’ 같은 자모를 추가하기도 했었다.
예시) 우리말의 자음 'ㄱ~ㅎ'과 모음'ㅏ~ㅣ'로만 표기한다.
제2항 외래어의 1음운은 원칙적으로 1기호로 적는다. |
‘fighting’이라는 말을 어떤 사람은 ‘파이팅’으로, 어떤 사람은 ‘화이팅’으로 쓴다면 혼란스러울 것이다. 또 ‘fighting’은 ‘화이팅’으로, ‘film’은 ‘필름’으로 쓴다면 국어 사용자들은 영어 ‘f’를 국어로 어떻게 표기할지 혼란스러울 것이다.
외래어의 1음운을 1기호로 적는 원칙은 이러한 혼란을 막기 위한 것이다. 물론 외래어를 원어에 가깝게 적는 것이 이상적이지만, 외래어 표기법은 국어에 정착된 발음을 통일하기 위한 표기법이므로 원어에 일치시킬 수 없으며 그럴 필요도 없다.
예시) f는 'ㅍ'로 표기한다. '파이팅, 패션'으로 표기한다.
제3항 받침에는 ‘ㄱ, ㄴ, ㄹ, ㅁ, ㅂ, ㅅ, ㅇ’만을 쓴다. |
현대 국어의 음절 끝소리에서는 ‘ㄱ, ㄴ, ㄷ, ㄹ, ㅁ, ㅂ, ㅇ’ 일곱 가지 소리만 실현되는데, 외래어 표기법은 그중 ‘ㄷ’만 ‘ㅅ’으로 바꾸어 표기하도록 하였다. 예를 들어 ‘robot’의 끝음절은 [t]로 소리 나므로 국어의 음절의 끝소리 규칙을 고려하면 ‘ㄷ’으로 써야 할 것 같지만, 모음으로 된 형식 형태소가 결합할 경우 ‘로봇이, 로봇을’을 ‘[로보시], [로보슬]’과 같이 읽게 된다는 점을 고려하여 ‘로봇’으로 표기하도록 하였다. ‘커피숖, 케잌’도 ‘커피숍, 케이크’로 쓰는 것이 바른 표기이다.
예시) f는 'ㅍ'로 표기한다. '파이팅, 패션'으로 표기한다.
제4항 파열음 표기에는 된소리를 쓰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
무성 파열음 [p, t, k]은 영어, 독일어에서는 ‘ㅍ, ㅌ, ㅋ’에 가깝게 들리고, 프랑스어, 러시아 어, 이탈리아 어에서는 ‘ㅃ, ㄸ, ㄲ’에 가깝게 들린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는 된소리로 적고, 어떤 경우에는 거센소리로 적는다면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 그래서 파열음 표기에 된소리를 쓰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였다. ‘유성 파열음[b, d, g]의 경우 ‘bus, gas’를 ‘뻐스, 까스’라고 쓰지 않고 ‘버스, 가스’라고 써야 한다. 또 ‘jam, sign pen’의 경우 ‘쨈, 싸인펜’이라고 쓰지 않고 ‘잼, 사인펜’으로 써야 한다.
‘jazz, jam’ 등 유성 파찰음[ʤ]를 된소리로 흔히 발음하지만, 마찬가지로 표기에서는 ‘ㅈ’으로 한다. 그리고 마찰음 [s]가 들어가는 단어도 표기에서는 된소리를 쓰지 않는다.
예시) 카페, 버스
제5항 이미 굳어진 외래어는 관용을 존중하되, 그 범위와 용례는 따로 정한다. |
외래어는 원어에 가깝게 쓰면 좋겠지만 오래전에 들어와 널리 쓰이고 있는 외래어를 다시 원어의 발음과 유사하게 표기법을 바꿀 경우 국어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 따라서 이미 굳어진 외래어 표기는 관용을 따르도록 하였다. 예를 들어 camera [kǽmərə]의 경우 ‘캐머러’라고 쓰는 것이 원어에 가깝겠지만, ‘카메라’로 오래 사용해 온 우리의 현실을 반영하여 관용을 따르도록 하였다.
예시) 라디오, 카메라, 바나나
외래어 표기 용례 |
기브스→ 깁스 (O)네비게이션→ 내비게이션 (O)대쉬→ 대시 (O),도너츠→ 도넛 (O)레몬에이드→ 레모네이드 (O),렌트카→ 렌터카 (O),리더쉽→ 리더십 (O)- 매니아 → 마니아 (O),
마시멜로우→ 마시멜로 (O),메세지→ 메시지 (O),멤버쉽→ 멤버십 (O)미스테리→ 미스터리 (O),밀크쉐이크 → 밀크셰이크 (O) 바베큐→ 바비큐 (O),발렌타인데이→ 밸런타인데이 (O), 뱃지 → 배지 (O),부페→ 뷔페 (O)브로셔→ 브로슈어 (O),블럭→ 블록 (O),비지니스→ 비즈니스 (O)- 샷시 → 새시 (O),
썬글라스→ 선글라스 (O),소세지→ 소시지 (O),쇼파→ 소파 (O)수트→ 슈트 (O),스탭→ 스태프 (O),스폰지→ 스펀지 (O) 아울렛→ 아웃렛 (O),아이섀도우→ 아이섀도 (O),어플리케이션→ 애플림케이션 (O)앵콜→ 앙코르 (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