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기대에 부응하든 엄마의 기대를 저버리든, 엄마가 살아 있는 한 딸은 엄마의 주문에서 벗어날 수 없다. 엄마의 말에 따르든 반대하든 엄마는 딸의 인생을 지배한다. 자신을 지배하는 엄마에 대한 딸의 원망은 죄책감과 자기혐오로 표출된다. 딸은 엄마를 좋아하지 않는 자기 자신을 미워한다. 엄마가 딸을 자신의 분신이라 생각하듯, 딸 또한 엄마가 자기의 분신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_ 우에노 지즈코(사회학자)
‘가족심리전문의’가 쓴 모녀관계에 대한 이야기이다. 우리와 다른 사회적 분위기로 인해 어떤 부분에선 머리를 갸웃거리게 만들기도 하지만 제목이 주는 강렬한 메시지를 받아들이는 것만으로도 읽을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된다.
나 또한 제목의 강렬함에 이끌려 책을 읽게 되었다. 뭔가 딸과의 관계에서 내 잘못을 발견한 듯, 순간 묘한 죄책감에 사로잡히기도 했다.
딸의 모습에서 나를 볼 때가 있다. 긍정적일 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때도 있다. 복잡한 감정이 일어난다.
착한아이 콤플렉스(영어 : good boy syndrome)는 가토 다이조(加藤諦三)의 자녀교육서 『착한 아이의 비극』에서 제안한 신조어로, 타인으로부터 착한아이라는 반응을 듣기 위해 내면의 욕구나 소망을 억압하는 말과 행동을 반복하는 심리적 콤플렉스를 뜻한다.
주로 '착하거나 말 잘듣는 것은 좋은 것, 착하지 않거나 말 안 듣는 것은 나쁜 것'으로 규정하는데 이는 타인의 판단을 절대적으로 내면화한 것이다. 이러한 규정은 "착하지 않으면 사랑받을 수 없고 버림받을 것이다"는 믿음의 바탕에서 생성 된다. 이러한 믿음은 어린이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만들어지며, 어른이 되어도 변하지 못하고 고착돼 얽매여 생활하게 된다. 이에 따라 타인의 눈치를 보고 타인이 하는 말에 집중하며 갈등 상황을 피하고 타인의 요구에 순응한다. 그리고 자신이 타인에게 착하게 행동하고 있는지, 타인도 그렇게 생각하는지 계속 눈치를 보며 확인한다. 반면 자신의 느낌이나 욕구는 억압하기에 타인을 향한 투사나 반동 형성의 행동이 뒤따르게 되며 언제나 내면은 위축되고 우울한 감정으로 가득 차게 된다. _ < 출처 : 위키백과 >
관계은 일반화시킬 수 없는 지점이 많다. 같은 상황에 처했다 하더라도 반응은 제각각이고, 그 간에 있었던 일들이나 주고받았던 감정들로 인해 각기 다르게 맺어지는 게 관계다. 그렇기에 상대의 감정이나 상태를 섣불리 단정 지어서는 안 된다. 그럼에도 혹시 내가 미처 알아채지 못한 상처가 존재할 수 있기에 내 감정이 아닌 상대의 감정을 살필 필요가 있다. 그 상대가 딸인 경우 더더욱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 의식하지 못하지만 딸을 독립된 주체가 아닌 내 분신으로 생각하고 있을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딸의 상처 앞에서 난 죄인이 된다. 그 상처의 출발이 엄마인 나에게서 기인한 것을 발견할 때가 많기 때문이다. 지금이라도 딸의 상처를 보듬어 주고픈 마음으로 책을 통해 나를 돌아보고 작은 변화를 꾀해본다.
"엄마에게 딸은 아들처럼 이질적인 존재가 아니라, 자신의 복제 같은 존재다.
엄마는 아들에게서 '나와 다르다'는 설렘과 전율을 느끼지만,
딸에게는 '나와 같다'는 안도감을 느낀다."
엄마를 배신했다는 죄책감에 사로잡힐 때는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하라.
'방금 나는 인생을 나답게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경비를 지불했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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