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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all Cinema

[DMZ국제다큐멘터리 영화제] 제15회 DMZ국제다큐멘터리 영화제 / 어나더바디 Another Bo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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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국제다큐멘터리 영화제 2023.9.14.~2023.09.21.

 

다큐멘터리, 오늘을 감각하다

 

“다큐멘터리, 오늘을 감각하다”–전환, 도전, 확장을 위하여

세상이 너무 아픕니다. 지구재앙, 전쟁, 불평등, 죽음, 혐오와 차별, 폭력은 사회현상이 되었습니다. 눈물과 고통이 전 지구적 일상이 된 이 시대에 다큐멘터리는, 다큐멘터리영화제는 무엇이고, 무엇이어야 할까요? 더욱이 올해는 정전 70주년의 해입니다. 역사는 무언가 매듭을 요청하는데, 우리는 좌절에 버둥거리고 재앙과 불평등은 커져만 가고 있습니다. 돌아보면, 뉴노멀, 사회 재개편, 생태공동체 같은 팬데믹 담론들이 벌써 까마득합니다. 엊그제였을 뿐이고, 숱한 죽음과 눈물이 여전히 생생한데도 말입니다. 오늘 이 어지러운 세상은 우리가 현상을 방치, 외면했기 때문은 아닐까요? 그렇다면, 오늘 세상 모습은 내 얼굴입니다. 눈물과 아픔은 자업자득입니다.

올해의 슬로건 “다큐멘터리, 오늘을 감각하다”–전환, 도전, 확장을 위하여’는 그렇게 나왔습니다. 첫 키워드 ‘오늘’은 어제와 내일의 연결고리이면서, 우리가 발을 딛고 서 있는 냉엄한 현실의 시공간이기에 오늘이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두 번째 키워드 ‘감각’은, 영화제가 현실을 응시하고 통찰하는 방법입니다. 현상을 올곧게 기록하려면 치열하게 현상들을 관찰하고, 발견하고, 질문해야 합니다. _ 집행위원장 장해랑 인사말 中

 

 

다큐멘터리 장르 특유의 ‘현실적(Realistic)’이미지는 결국 우리 모두의 보편적인 삶 속에 있는 다양한 스토리를 바탕으로 한다. 새로운 로고 역시 단순한 사각형의 형태를 기본으로 하지만, 다양한 도형과의 조합을 통해 새로운 형상으로 태어나고 결합하며 DMZ Docs를 상징하는 그래픽으로 그 의미를 확장해 간다. 또한, 편안하고 직관적인 도형의 형태를 통해 다큐멘터리 영화제가 주는 진중한 이미지를 넘어 더 많은 관객과 함께하고자 하는 DMZ Docs의 의지 역시 로고에 담겨 있다.


 

1회부터 영화제를 찾았던 건 상영관이 가깝기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 영화제 기간을 확인하고 혼자서라도 영화를 관람했던 건 접했던 영화로 인해 리마인드 되는 나를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다양한 주제는 일상 속에 묻혀 생각해 봐야 할 것을 묻어두고 관성적으로 살아가는 나를 깨어나게 합니다. 그래서 상영관으로 걸음을 떼지 못하고, 또는 영화제가 있는지 조차 모르고 지나치는 것이 무척 안타깝습니다. 정보는 넘쳐나고 볼거리는 사방에서 눈과 귀를 유혹하지만 세상을 바라보는 나의 눈을 교정해 주고 내 생각의 편협함을 확인시켜 주는 다큐영화에 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기를 바라게 됩니다. 더 나은 세상을 위하여!

 

이번에는 두 편의 영화를 관람했습니다. '어나더 바디 Another Body''맨 인 블랙 Man in Black'. 이번 글엔 내게 좀더 강렬한 메시지를 준  '어나더 바디 Another Body'에 대해 이야기해 볼까 합니다.

 '어나더 바디 Another Body'는 딥페이크(Deepfake)와 관련된 내용입니다. 영화를 보기 전까지  딥페이크(Deepfake)가 내 삶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도 못했습니다. 가히 충격적이었습니다. 

<어나더 바디>는 자신의 얼굴을 조작한 딥 페이크 음란물이 인터넷을 떠도는 것을 발견한 여성의 이야기입니다.

"이러한 일이 자신의 길을 방해하지 못하게 하겠다"는 피해자의 말이 큰 울림으로 다가왔습니다. 이런 피해는 여성들에게 더 치명적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더 큰 피해를 입을까 봐 피해사실을 밝힐 수 없는 게 현실입니다.  익명의 그늘 속에서, 거짓을 사실처럼 만들고, 또 그것을 죄의식 없이 소비하는 사회가 두렵기만 합니다. 


 

거짓말 없는 답을 내는 수학과 규칙을 사랑하는 테일러는 어느 날 자신이 딥페이크(Deepfake) 기술을 이용한 포르노 합성 영상의 피해자가 된 것을 알게 됩니다. 딥페이크란 인공지능 기술인 딥러닝과 ‘가짜’를 의미하는 단어인 페이크의 합성어로,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하여 진위를 구별하기 어려운 가짜 이미지나 영상물을 뜻합니다. 그녀는 잔인한 거짓의 세계를 직면해야만 했습니다. 얼굴은 자기 몸에서 분리되어 다른 이의 몸에 합성됐고 그 디지털 포르노 영상은 익명의 공간에 흩뿌려졌습니다. 또 이러한 범죄가 피해자의 몸에 직접 가해진 폭력이 아니라는 등의 이유로 사실상 형사처벌 대상이 되기 힘들다는 상담 결과 역시 충격적입니다. 기술의 발전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는 현대 사회가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테일러는 자신과 같은 일을 당한 급우 줄리아와 함께 이 디지털 범죄의 출처를 수사하기 시작합니다. 그들은 스스로 자신들이 당한 일의 실체를 파헤치면서 피해자이자 탐정 두 인물로서 탐정물의 주인공이 됩니다. 그런데 두 가지 다른 것의 결합이라는 이 영화의 테마가 적용된 또 다른 부분이 있습니다. 주의를 집중하지 않으면 그 감쪽같은 반전을 놓칠지도 혹은 쉽게 믿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그 반전은 딥페이크 다큐멘터리라는 것을 화두로 한 또 하나의 논의로 이어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_ 카달로그 中

 

돈만 있으면 욕망이 충족되는 사회, 비뚤어진 욕망이 타인의 삶에 미치는 영향은 고려되지 않는 사회, 여성은 욕구를 충족하는 상품이 되고 대상이 되는 사회입니다. 여성이 꿈을 이뤄가는 과정에 가혹한 장애물이 너무나 많습니다. 성욕은 본능이라고들 합니다. 그러나 그걸 자제하고 조절하지 못하면 짐승입니다. 짐승 같은 행위를 본능이라고 면죄부를 주려는 사회는 사람 사는 세상이 아닙니다. 영화는 내 삶이 순식간에 지옥이 될 수도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절대 이런 일들이 내 길을 방해하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주인공의 말이 큰 울림으로 다가 오는 이유는 우리가 그 길에 함께 해야 함을 일깨우기 때문일 것입니다. 나 또한 잠재적 피해자이기 때문입니다.

 


딥페이크(Deepfake)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해 영상의 일부를 합성하는 기술, 혹은 그 결과물. '딥페이크'라는 영어 단어는 인공지능이 다량의 데이터에 대한 반복 학습을 통해 처리 능력을 향상시키는 기술을 말하는 '딥 러닝(deep learning)'과 가짜를 의미하는 '페이크(fake)'를 합쳐 만든 조어이다. 주로 영상 속 인물의 얼굴이나 특정 부위를 다른 인물의 얼굴이나 해당 부위로 바꾸는 방법으로 이루어진다. 딥페이크는 이런 합성 과정에서 인공지능의 딥러닝 기능을 이용해 합성의 대상이 되는 영상속 인물과 합성해 넣으려는 인물의 특징을 조합하여 프레임 단위로 합성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특정 인물의 신체 등을 대상으로 한 영상물 등을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형태로 편집하는 딥페이크 등으로 인한 피해가 증가하지만 기존 법규정으로 이를 처벌하기 어렵거나 처벌이 미약하여 이에 대한 별도의 처벌 규정을 마련할 필요성이 증가함에 따라 2020년 3월 24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 개정되어 딥페이크에 대한 처벌 규정이 마련되었다(법률 제17086호).

이에 따라 반포 등을 할 목적으로 사람의 신체 등을 대상으로 한 촬영물 등을 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형태로 편집ㆍ합성ㆍ가공한 자, 이러한 편집물ㆍ합성물 또는 복제물의 반포 등을 한 자, 편집ㆍ합성ㆍ가공 당시에는 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지 않았으나 사후에 그 편집물 등을 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반포 등을 한 자, 또는 영리를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이용하여 이러한 죄를 범한 자를 가중처벌할 수 있게 되었다.

이 법에 따라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영상 또는 음향 등을 제작하거나 반포한 사람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 특히 영리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이용해 유포한 경우 7년 이하의 징역으로 가중처벌이 가능하게 되었다. 이 개정안은 2020년 6월 25일부터 시행된다.


선을 넘어(Beyond the line)

눈물과 고통의 뿌리는 무엇일까요? 바로 선입니다. 남북을 가르는 선, DMZ가 말합니다. 선은 남과 북만 가르는 게 아닙니다. 나와 너, 남녀, 노사, 비장애와 장애, 보수와 진보,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인간과 생명 등 모든 대상을 두 편으로 갈라놓습니다. 전쟁과 폭력, 혐오, 불평등과 차별, 나아가 기후위기와 지구재앙까지 이 결과물이지요. DMZ에 서면 보입니다. 그러니까 DMZ는 단순한 비무장지대가 아니라, 전 지구적 문제를 냉정하게 직시할 수 있는 전 세계 유일무이한 장소입니다. 이 처절한 현장에서, 오늘 인류가 직면한 현실을 응시하고 통찰하는 영화제가, 바로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인 것입니다.

있는 그대로 보아선 안 됩니다, 넘어서야 합니다. 영화제 포스터의 15 숫자 아래 라인은, ‘그 선을 넘자(Beyond line)’는 영화제의 의지입니다. _ 집행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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